[책 80] 그리고 학교는 무사했다: 문제 해결의 시작점 찾기
'학교폭력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들'이라는 부제가 있다. 교육학 이론, 정부의 정책에는 없지만 학교폭력의 원인과 실태, 그리고 해결 방안을 근본적으로 생각하는 얘기들을 담고 있다. 그 얘기는 정부의 정책, 언론의 비판, 세간 사람들의 말들 속에 담겨 있는 학교폭력에 대한 담론은 사실 겉치레이고 본질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을 담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의 대책은 일진 때문에 학교폭력이 일어난다는 것인데, 일진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고, 실체가 있는 조직도 아닌 것이 문제이다. 또한 학교폭력의 문제는 여러가지가 얽힌 복잡한 양상인데, 문제를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앞뒤를 자르고 취급하다보니 본질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겉으로만 해결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겪거나 목격하는 학생들은 학교와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되고, 같은 상황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이다. 아울러 학폭위를 예방과 선도의 기관이 아닌 사법적 기관으로 전락시키는 것도 또한 문제이다. 그밖에 또래집단의 역학관계에 대한 분석, 학교의 폭력적인 문화, 학교폭력 대책에 대한 정부의 폭력적인 대책의 문제들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폭력의 해결로 제시하는 것은 이웃의 존재이다. 아이의 상처를 알고, 집행을 유예하면서, 이해받고 위로받은 기운으로 또래집단의 관계망 속에서 풀어내는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그 방법밖에 없다. 또한 공기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공기는 폭력적인 문화도 포함한다.
읽으면서 정말 불편했다. 알고는 있지만 말해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그래도 드는 생각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고, 거기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