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의 접속/인문

[책 49] 6인 6색 인터뷰 특강 화: 웃으면서 화내기

뚝샘 2013. 6. 27. 21:10



저자
진중권, 정재승, 금태섭, 홍기빈, 안병수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09-07-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실속 있게, 유쾌하게, 똑똑하게 화내기! 이제, 개인의 짜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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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인터뷰 특강의 주제는 화이다. 대중이 화나는 것, 개인이 화나는 것에 대해서 6명의 강사가 나서서 얘기한다.


진중권의 대중의 화, 정재승의 과학으로 본 화, 김어준은 화를 극복하는 방법, 안병수는 화를 나게 하는 식품들, 홍기빈은 경제가 주는 화, 금태섭은 사형제도를 통해 본 화를 이야기한다.


진중권의 이야기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대중의 분노를 관리하는 세 가지 방식이란 것이 있다. 첫번째는 통제할 없는 사회적 분노의 방향을 슬쩍 바꿔놓는 것이다.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둘째는 사소한 곳으로 돌려서 분노가 권력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아무것도 안 하게 만드렴ㄴ서 자기 스스로 쿨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분노할 수 있는 풍부한 감성을 갖고, 분노의 방향을 제대로 향하여 분노하는 것이 어려운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재승은 제대로 화를 내려면 전전두엽을 키우라고 얘기한다. 전전두엽은 상황 파악, 행동 결정, 도덕적으로 문제 판단, 합리적 사고를 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 독서, 놀이, 여행을 권하고 있다.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인데 우리 아이가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홍기빈은 경제학자로서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판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CEO 숭배론'이 생겨났다고 봅니다. CEO라고 하는 게 우리 사회의 미래인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가끔 이십대 분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는데, 이 분들이 되고 싶은 게 CEO, 그 다음이 로펌 변호사였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그럴 수도 있는데, 문제는 사회 전체가 또 이런 사람들에게 주도권을 줘야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건 '장미란 씨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 모두 300kg을 들어 올릴 것이다'라는 것과 똑같이, 아무런 논리적 연관성이 없는데 말이죠.


비유가 재미있다. 또하나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하라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또 다른 비유를 하고 있다.


갑자기 아버지가 자고 있던 아이들과 부인을 다 깨운 다음에 "얘들아, 지금부터 술집에 가서 맥주를 마시다"하니, 애들이 "어휴, 말이 되요? 아버지"했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그럼, 너 대안이 있냐?" 한 겁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대운하 파는 얘기를 들으면서 저는 어이가 없었는데, 대운하를 파겠다고 나옵니다. 그걸 반대하니까 "그럼, 대안이 뭐 있냐?" 그런단 말이에요. 거기다 대안을 왜 댑니까.


대안을 내놓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때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없는데, 그걸 해결하겠다고 하나의 주장을 하고, 그걸 비판하니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는 망언을 하고 있다. 대운하를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냥 놓아두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대운하를 파겠다고 해서 문제도 없는데 왜 그걸 하냐고 비판하니까 대안이 뭐냐고 묻는 것이다. 거기에 대안을 왜 대야 하는데....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화라는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를 하는 강사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었고,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