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42] 삼성을 생각한다: 다시 생각해도 화난다
2007년 삼성의 법무팀장으로 있다가 퇴직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자금과 정치권, 검찰 및 공무원, 언론계에 대한 로비, 그리고 이재용의 경여권 승계에 있어서의 편법 등을 고발한 양심선언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통해 했다. 결국 특검이 실시되었으나 공안검사 출신인 조준웅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 법원도 이건희의 편을 들어주었다. 일부 유죄를 인정했지만 큰 줄기에서는 삼성의 비자금과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도둑 잡으라고 했더니 장물 안겨주는 꼴이었다. 이런 비상식적인 사태에 대해서 김용철은 책으로 자신이 삼성에서 겪은 일들과 검찰에서 겼었던 일들을 회고하여 이 책을 썼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믿을 수가 없다'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삼성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정말 믿기 힘들었다. 내가 재벌에 대해서 친근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정도가 내가 상상한 범위를 넘어섰다.
특히 삼성의 임원진들이 회사가 아닌, 이건희 보위를 위해, 이건의 이익을 위해, 충성을 다 하여 불법적인 행동들을 자행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함께 한 이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 세를 불리고, 더욱 공공한 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면 이건 조직폭력배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게 무슨 기업이야.... 그리고, 이를 비판하고 고발하는 사람들을 협박하고.... 또한 검찰과 법원이 삼성 편을 들어 수사도 제대로 안 하고, 재판도 엉터리로 하는 꼴을 보면 결국 있는 놈들끼리 잘 먹고 잘 살자는 짓거리를 하는 것인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창피할 정도였다. 정말 이정도밖에 안 되는 것인가?
삼성 비리에 대해 면죄부가 나온 이후, 경제범죄로 처벌받는다면 그는 '실패한 재벌'이거나 '재벌이 되지 못한 자'가 되는 셈이다. 이런 사례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한 재벌'이 돼라. 그 과정에서 저지른 죄는 저절로 사면받는"라는 것.
냉소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생각할수록 화나는 책이다.
결론: 스마트폰 살 때 아이폰으로 살 것 같다.